어디에도 없는


   그렇게 무위도식하던 중에 이 노래가 튀어나왔다. 2주일마다 실업급여 받으러 고용지원센터에 가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, 하고 싶은 일도 없었기 때문에 매일 옥탑방에 드러누워 기타나 우크렐레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, 그러던 와중에 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가 동시에 내 목에서 튀어나왔다.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심장에서 나온 것 같아 잊어버릴까봐 핸드폰에 녹음해뒀을 정도로 나에게는 흔치 않은 일이였다. 그러고는 바로 편곡작업을 시작했는데, 마침 그 주에 주로 듣던 노래가 동물원 1집이여서 나도 모르게 동물원 풍의 편곡이 나왔다. 그래, 2004년에 이러고 살았다, '찌질'이라는 단어 하나로도 쉽게 설명할 수 있는 시절이였지만 그게 참 쉽지 않았다, 어려웠다.


어디에도 없는

오늘 밤도 도시의 빛은 꺼지지 않고 환하게 내 맘의 어둔 곳을 밝게 비쳐주고 있는 것만 같아
하지만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 나도 몰래 한숨이 나오는 걸 어떡해
첫차가 올 때까지 공원에 앉아 아직은 새벽 공기가 차가운걸

너는 어디에도 없는 오직 나의 한 사람 그렇게 착각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들 속에
나는 어디에도 없는 오직 너의 한 사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고 또 지워버리고

언젠가 같이 듣던 동물원의 노래를 불러보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노랫말이 하나 둘씩 되살아나
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 나도 몰래 한숨이 나오는 걸 어떡해
첫차가 올 때까지 공원에 앉아 술에 취한 밤은 아직도 길기만 해

너는 어디에도 없는 오직 나의 한 사람 그렇게 착각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들 속에
나는 어디에도 없는 오직 너의 한 사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고 또 지워버리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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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0/10/18 01:43 address edit & del reply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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